회장 인사말
안녕하십니까. 축산바로알리기 연구회 회장 최윤재입니다.
초록이 짙어지는 6월입니다. 올해 여름은 예년과 비교해 비 소식이 많다고 하니 비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겠습니다. 항상 회원님들의 건강을 기원합니다.
지난호 소식지에서 소개했던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유전자변형 미생물 유래 식품원료를 한시적으로 허용한사항이 이번 6월 14일부터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이제 업체들은 신청서를 접수해 180일 이내에 승인을 받을 경우 배양육은 물론 유전자변형 미생물 원료를 식품가공에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사보러가기]
안타깝게도 이번 개정령의 여파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매우 심각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1) '한시적' 조건을 달고 있지만 규제개혁의 맥락 등 식약처 입장을 고려하면 해당 조항이 한시적으로 그치지 않고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
(2) 관련 기업들은 세포 및 미생물 배양 원료를 사용한 제품을 합법적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됨
(3) 배양육을 비롯해 미생물 유래 식품원료인 세포배양 축산물 원료로 만들어진 해외 제품들의 수입이 크게 증가할 것임
(4) 세포배양의 원료가 되는 세포주, 배양액 물질 구성이 기업마다 상이하고 안정성 평가도 국가별로 달라 안정성 문제가 심각할 수밖에 없음
(5) 육류, 유제품, 달걀 등 그 원료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므로 이런 제품들이 모두 제품에 첨가될 경우 어떤 위험이 발생할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증가할 것임 66가장 심각한 문제는 소비자도 모르는 사이에 이들 배양육과 유전자 변형 미생물 유래 식품원료(세포배양 인조우유, 세포배양 인조계란 등)가 '대체식품'이라는 용어로 표시된 제품에 섞여 들어감으로써 소비자들의 알 권리를 크게 손상시킬 것임
(7) 그에 따라 국민 건강에 여러 심각한 문제들이 야기될 것임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우리 축산분야 종사자들이 항의하고 개선시키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결코 그 무엇도 지킬 수도, 개선시킬 수도 없을 것입니다. 비록 지금 실망스럽고 미래가 보 이지 않더라도 우리 함께 중지를 모아 잘못된 정책들을 고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때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현재 우리 축산분야 리더들은 너무나 조용하기만 하여 현역을 은퇴 한 사람으로서 안타깝고 실망스럽다는 말씀을 드리게 됩니다.
이번 호 소식지에서는 유전자 변형 미생물 원료 중 가장 먼저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예측되는 세포배양 인공계란의 사례를 소개합니다. 배양육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측면이 있지만 인공계란의 경우 가공식품에 다양하게 응용되는 만큼 시장에 퍼지는 속도가 매우 빠를 것으로 예상돼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더불어 축산신문 <K-축산, 국민속으로(4)/배양육, 미국 FDA 승인이 불안한 이유> 기고문을 소개합니다. 이번 기고문에서는 미국의 FDA 승인을 맹목적으로 믿는 한 국의 정책 관행에 대해 의문을 제기합니다. 미국의 평가시스템은 유럽의 사전예방 원칙과 비교하면 과학적 불확실성이 갖는 위험성보다 경제성을 우선 추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국민의 건강을 중요시해야 하는 식품 관련 정책을 결정할 때 미국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나 의존을 지양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K-축산, 국민 속으로>연재보기] 이번에 안타까운 심정으로 소식지를 보내게 되어 유감입니다. 조만간 다시 즐거운 소식 전 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인사를 마칩니다.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 회장 최윤재
이슈체크
식약처의 한시적 허가로 시장 열린 인공축산물 시장 빵, 파스타, 아이스크림 등에 다양하게 들어갈 배양원료
지난호 소식지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 을 통해 “세포·미생물 배양 등 새로운 기술을 이용하여 얻은 것으로서 식품으로 사용하려는 원료”를 한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허가했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머지않은 미래에 국내 시장 에서 세포배양으로 만들어진 인공축산물 제품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원료들을 먼저 시장에서 만날 수 있을까? 아마 세포와 미생물 배양으로 만들어진 인공계란이나 유제품류가 가장 먼저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많은 이들이 세포배양 인공 축산물의 대표격인 육류를 떠올리기 쉽지만 육류의 경우 아직 경제성 측면에서 대량생산까지 이루는데 시일이 좀 더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호에서는 앞서 다룬 세포배양 인공유제품류에 이어 인공계란의 사례를 소개하며 새로 운식품 개정령이 가져올 변화를 한 번 짚어보고자 한다.
국내외에서 개발 중인 인공계란 단백질
세포배양인공계란의 경우 이미 국내외 기업에서 분리배양에 성공한 사례가 있다. 현재 이 분야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더에브리컴퍼니(The E VERY Co.)'이다. 이 회사의 전신인 클라라푸드(Clara Food)는 2019년 세계 최초로 발효 기술로 계란을 만들어 주목을 받았는데, 이후 전 세계인들에게 동물성 없는 단백질을 제공하겠다는 목적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인공 단백질 생성을 위해 필요한 계란의 DNA 염기서열 데이터 정보 수집 작업 소개
(출처: 더에브리컴퍼니 공식 홈페이지)
발효 과정이 이루어지는 대형 스테인레스 통
(출처: 더에브리컴퍼니 공식 홈페이지)
더에브리컴퍼니는 계란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 염기서열을 합성한 후 이를 이스트 효모에 넣어 발효시키는 과정으로 일명 '닭 없는 흰자를 만들었다. 유전자 변형 효모에 설탕을 공급하 면발효과정을 거친 후 생성된 단백질이 효모와 분리되는 기술을 이용한 것이다. 그들은 계란 흰자의 주성분 단백질인 '오브알부민을 생산해 실제 계란 흰자와 자연적으로 동일한 기능을 할수있다고 발표했다.
핀란드 연구진이 미생물 발효 방식으로 만든 달걀흰자 단백질 분말
(출처: 한겨례 2022년 4월 14일자)
핀란드에서도 2021년 곰팡이의 일종인 트리코더마 레세이 (Trichoderma reesei)를 이용하 는 미생물 발효 방식으로 달걀흰자 단백질 생산에 성공했다는 결과를 「네이처푸드(Nature Food) 발표했다. 같은 해 국내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역시 세포배양 인공계란 단백질을 생산한 결과를 「애니멀 바이오사이언스(Animal Bioscience)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국내 연구진은 계란 단백질을 생성하는 닭의 난관팽대부에서 상피세포를 분리해 체외배양에 성공하며 향후 대량으로 계란 단백질 생산하는데 필요한 기반 기술을 마련한 것이다.
인공계란, 막을 수 있을까? 활용도 높은 인공계란, 소비자가 구분할 수 있나?
퓨처 마켓인사이트(Future Market Insights)를 비롯해 주요 리서치 회사가 발표한 자료들 에 따르면 전 세계 인공계란 시장은 2026년까지 연평균 5-6%의 성장을 이어갈 것이며 2026년에는 15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인공계란(흰자)단백질을 응용할 수 있는 식품 종류
(출처: 에브리 컴퍼니 공식 홈페이지)
인공계란류는 다양한 식품군에 활용될 수 있는 만큼 시장에 진입한 이후 퍼지는 속도가 매우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형태를 알 수 없는 상태로 식품에 섞이는 물질인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가령 계란흰자의 경우 빵, 쿠키, 케익, 파스타 등에 다양하게 들어가는 만큼 소비자들은 자주 이런 식품들에 노출될 수 있다.
국내에서 최근 한시적으로 이런 세포·미생물 배양 인공 축산물 원료를 사용할 수 있게 한것을 경계해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직 어떠한 명칭이나 표시제 및 관련 법규가 정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여러 식품들에서 다양한 형태로 응용될 수 있는 이런 원료를 잠시나마 허용한 결과에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으며, 왜이렇게까지 서둘러야 하는지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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